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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이와 손톱, 감상.

by UVRT 2008. 12. 24.


이와 손톱

저자
빌 S. 밸린저 지음
출판사
북스피어 | 2008-02-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그는 살인범에게 복수했다! 마술사 주인공이 벌이는 예측 못할 ...
가격비교

빨, 그리고 손톱. 이 두 가지만으로 살인범은 규명되고, 무죄는 입증되고, 죽은 자는 증명된다. 얼마나 단순한가. 살인범이 되기에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이빨 하나. 그리고 손톱 약간. 우습다. 세상은 정교한 것 같지만, 사실 너무나도 허술하다. 그래서 우린 아직도 환상과 반전을 꿈꾸나보다.

느정도 추리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반 정도만 읽어도 충분이 어떤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나마저도 짐작할 정도니 이 추리의 반전은 상당히 기초적이고 정석적이라고 봐도 된다. 여러분이 생각한 그 반전, 그게 정답이다. 요즘 소설처럼 다시 한번 꼬아서 괴롭히는 그런 악취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왜나하면 이 책은 엄청 옛날에 나왔으니까. 1955년도. 놀라운 시간이다. 이미 50년을 훌쩍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이 정도 고전이라면 사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반전일테고, 어느정도 단순한 트릭이다. 하지만 아직도 재판이 될 정도라면 역시나 그 서사성에 주목하고 싶다.

정의 추리가 나오기보다는 검사와 변호사의 논박이 더욱 즐거운 소설이다. 법정 소설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 소설에서 탐정은 철저하게 배제가 된다. 검사의 집요한 추리와 변호사의 끈질긴 변호를 통해 상당히 지적으로 자극받고, 그 끌어가던 모든 논박이 마지막의 트릭으로 뒤집어져 버릴 때, 우린 엄청난 탄성과 함께 이 소설의 대단함을 말하게 될 것이다.

날 책이라 그 맛이 살아나기가 힘들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이 가지는 서사성과 멋스러운 글들은 설사 반전을 알고 보더라도 끝까지 이 책을 쥐게 해 줄 것이고, 알고도 본 반전은 예상한 감동을 그대로 전해줄 것이다. 고전의 힘은 이런 곳에서 나타난다. 그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고전은 바래지 않는 빛나는 무엇을 그 속에 품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그 빛을 바라보며 몸을 던진다. 독서의 불꽃에 몸을 사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