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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살육에 이르는 병, 감상.

by UVRT 2008. 12. 24.




살육에 이르는 병

저자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출판사
시공사 | 2007-03-0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아비코 다케마루의 대표작. [관 시리즈]의 아야츠지 유키토 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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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할 일 없는 사람은 이런 일을 합니다. 옛날에 읽었던 책 5연타석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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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 반전이다. 사실 반전 추리가 너무 보고 싶어서 반전으로 유명한 소설을 3개를 샀습니다. 미국, 일본, 그리고 영국. 이 책은 일본의 책이죠. 누가 썼더라. 또 이름을 까먹었지만 어쨌든 놀라운 책이었습니다. 일단 구매를 할 때 직원에게 문의를 해서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 책을 가져다주는 그런 과정이 있을 정도로 19금에 밀봉된 책은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을 생각하게 해줬죠.

전은 마지막 한줄로 이루어집니다. 어지간한 사람은 사실 이 반전을 예측할 수 없도록 잘 짜여진 서사구조는 독자를 이상한 세계로 이끌어갑니다. 그래서 이 책은 두번 읽어야 합니다. 마지막 반전을 보고 난 다음 빠르게 앞에서부터 정신없이 짚어가보면 새로운 내용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작가가 깔아놓은 수많은 함정들이 드러납니다. 설계도를 보지 못했기에 넘어갔던 자잘한 모든 서사들이 하나하나 보이게 됩니다. 마치 느린 화면으로 다시 감기를 하는 것처럼요.

용은 어쩌면 상당히 더럽습니다. 네크로필리아(시체애호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엄청나게 흥분되는 내용이겠지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연쇄살인이자 토막살인입니다. 거기다가 강간도 덤으로 붙습니다. 말하건데, 어느정도 흥분됩니다. 두근대며 가슴에서 치고 올라오는 흥분이 아닌 명치에서 지긋이 내려가서 하반신을 조이는 그런 흥분이 느껴집니다. 극도로 차가운 이성과, 극도로 흥분되는 감성의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느끼며 혼란 속으로 빠져듭니다. 스스로는 이 행위가 옳지 않다고 느끼지만, 어쩌면 마음 한 켠으로는 성욕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면이 변태건 비정상이건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이 책은 사람을 관음증의 변태로 만들 정도의 힘이 충분이 있다고 봅니다. 상당한 이상성욕자가 아니라도, 이 책을 보면서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이 책은 위험합니다.

19세 이상인 사람이 봐도 이정도로 괴이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사실 미성년자들이 이 책을 보게 되면 어떤 감성적 영향을 받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 되네요. 이런 시체애호나, 이상성욕을 느껴서 좋을 이유는 없습니다. 딱히 나쁠 이유도 잘 모르겠지만요.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나쁠 확률이 있다면 이 책은 규제받을만 하지요. 하지만 그 규제범위에서 이 책을 접할 수 있다면 전 이 책을 추천하겠습니다.

반전보다 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뇌의 이성과 심장의 감성이 어긋나며 만들어내는 괴리적 쾌감이 더욱 대단한 것 같습니다. 미쳐버린 것 같은 소설을 원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