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독서

아르헨티나 할머니, 감상.

by UVRT 2008. 11. 27.

공책들을 정리하면서, 어디선가 발견한 약간의 독후감들. 예전에 썼고,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지만 기억에서 잊혀져 있던 것이 새로이 발견되는 것은 언제나 작은 기쁨이다. 그렇기에 이하의 글은 최소한의 수정만을 거친다.

-------------------------



아르헨티나 할머니 (양장)

저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7-04-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요시모토 바나나의 최신작이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의 한 ...
가격비교

바나나스럽다. 어떻게 보아도 바나나스럽다는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원서로 본 적은 없어 문체에 대해 논하기는 힘드나 분명 이 글은 바나나의 느낌이 난다. '무슨 말이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뭔가 한켠이 아리다. '키친'이 후 청므 보는 바나나의 글이지만 - 그 '키친'조차도 몇년전에 보았지만- 이 책은 '키친'의 느낌을 갖고 있다. 살면서 겪을 법한 일. 소설이 있을범직한 이야기라는 정의에 너무나 충실하다. 어렵지 않지만 어렵고, 쉽지만 쉽지 않다. 처음 읽는다면 분명 어리두절 할 것이 틀림 없다.

야기는 화자의 정신적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매우 일상적이다. 바나나의 어린 시절 살던 동네에 정말로 아르헨티나 빌딩이 있고, 아르헨티나 할머니가 살았더라도 독자들은 아마 놀라지 않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바나나느 영원히 기억할 누군가를 찾게 만들었고, 영원히 기억되는 누군가를 추억하게 했으며, 영원히 기억될 사람이 되었는지 생각하게 했다. 슬픈 기억이든 기쁜 기억이든 그 감정의 격렬함이 씻기지 않아 우린 그 '것'을 추억한다. 하지만 결국 감정이 옅어지며 잊혀진다. 그것이 싫어 추억을 기록하고, 만들고 바라본다. 헛되지만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간은 영원을 동경하기에 예술을 한다고 한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을 흉내내며 한 것이 예술이라 한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정은 정말 순수해서 욕심같은 것이 아니라 깨끗함일 것이다. 그리고 그 열정은 구구를 위한 것일까.

나나는 사랑을 외쳤다. 무한을 추구하고 영원을 좇는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다. 내가 사랑하기에 그 사람이 영원하기를 바라기에 그 사람을 위해 쌓고, 만들어 추억하려한다. 하지만 결국 추억은 바래기에 무한의 축목이 사랑하는 이에게 깃들기를 빈다. 사랑하기에.

련한 그리움, 아픈 이별, 그리고 사랑하던 이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아린 감정을 느낄 수 있ㅇ르 것이다. 확실히 아리다. 무언가 마음의 한 켠이 꿈틀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던 이가 영원히 살기를 소망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누구라도 이 책이 심장 한 켠에 있던 아련함을 자극한다고 인정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숨겨놓고 가끔 볼 것이다. 볼 때마다 한 켠이 아릿할테니까.

난, 이 아련함 때문에 바나나를 좋아한다. 난 바나나가 영원히 살기를 바란다.


'책과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판타지 동화 세계, 감상.  (0) 2008.11.28
개를 위한 스테이크, 감상.  (0) 2008.11.27
죽은 시인의 사회, 감상.  (0) 2008.11.27
타나토노트, 감상.  (0) 2008.11.22
달의 바다, 감상.  (0) 2008.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