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아. 막장이다. 내 마누라가 결혼했다. 근데 나랑 이혼은 안했다. 뭐야 이건!? 나라면 조용히 이혼했다. 그 여자가 싫어서라기보다는 그 여자의 사상을 내가 담을 그릇이 안된다. 원래 세계적 선각자의 배우자는 악처에 나쁜 남편이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난 저 여자분과는 살 수 없다. 내가 아무리 메달려도, 어느정도 양보라는게 있어야 하는데 사실 그런 점이 전 ~~~~~혀 없다는 점이 더욱 짜증난다.
분명 처음 읽어가다보면 이건 뭔 소리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점점 읽어서 250페이지쯤 다달으면 그럴 수도 있겠는데, 의 느낌을 받는다. 아니 뭐지. 아무리 내가 성에 개방적이고 오픈 마인드를 지향하지만 이런 범법적인 건 좀 아니잖아? 다행히도 300페이지쯤에 오면 매우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엔딩은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거지같은 해피 엔딩이다! 이런게 해피엔딩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거기다가 자식까지 생겼다. 오 놀라워라. 법적으로는 내 자식이 맞고 내 호적에 올라가지만 사실 유전적으로 내 자식인지는 확신이 안 서는 이런 환장하는 상황에서 아내는 DNA 감식까지 하지 말란다. 남자더러 어쩌라는 건가. 거기다가 주말에만 올라오는데 이건 뭐 그냥 섹스 파트너다. 이게 부부면 대체 동거하는 연인 중 누가 부부가 아니란 말인가. 결혼은 사실상 서로가 양보할 수 있는 한계선까지 양보하는 거래의 일종으로 인식하는 나로선 이런 관계는 이해할 수 없다. 사실상 환장하겠고, 정신 없다.
일부일처라는 개념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유려한 필체는 작가의 주장 속으로 우리를 약간씩 흡수해가지만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은 300페이지 쯤에서 정신을 차릴 거라고 믿는다.
"어라? 이게 아닌데?"
나도 대부분의 남자라 느꼈다. 확실히 저건 뭔가 미쳤다. 그렇게 당당하다면. 부모님과 시부모님들에게도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 누구에게도 아웃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부 동의 하에서 이루어지는 불법적 거래와 다를 바가 없는 이런 결혼이 사실상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점은 안심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남자 둘은 생각되어지기를, '병신'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정도로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사랑을 넘어서 종속된 상태다. 이 여자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얼마나 저 여자가 섹스를 잘하고 성격이 좋으며 완벽한 생활을 보여주는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다. 가끔 와서 빨아주고, 빗으로 빗겨주고, 뽀뽀도 하고 섹스도 하는 섹스 돌과 대체 다른 점이 뭐란 말인가. 일방적인 종속적 사랑은 사실상 파탄을 부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초인적이라고 밖에 표현되지 않는 양보가 없다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느 정도 판타지다.
물론 문제 제기 의식과 문체에는 놀라운 점수를 줄 수 있지만 공감을 얻어내기는 힘들 것 같다. 아무리 미래사회가 저렇게 변해도 난 부정하겠다.
"빌어먹을, 남자가 다 X병신으로 보이냐!!!"
술 먹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 되버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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