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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아내가 결혼했다, 감상.

by UVRT 2008. 11. 18.


아내가 결혼했다(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저자
박현욱 지음
출판사
문이당 | 2006-03-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중결혼을 하려는 아내와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남편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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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막장이다. 내 마누라가 결혼했다. 근데 나랑 이혼은 안했다. 뭐야 이건!? 나라면 조용히 이혼했다. 그 여자가 싫어서라기보다는 그 여자의 사상을 내가 담을 그릇이 안된다. 원래 세계적 선각자의 배우자는 악처에 나쁜 남편이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난 저 여자분과는 살 수 없다. 내가 아무리 메달려도, 어느정도 양보라는게 있어야 하는데 사실 그런 점이 전 ~~~~~혀 없다는 점이 더욱 짜증난다.

명 처음 읽어가다보면 이건 뭔 소리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점점 읽어서 250페이지쯤 다달으면 그럴 수도 있겠는데, 의 느낌을 받는다. 아니 뭐지. 아무리 내가 성에 개방적이고 오픈 마인드를 지향하지만 이런 범법적인 건 좀 아니잖아? 다행히도 300페이지쯤에 오면 매우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엔딩은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거지같은 해피 엔딩이다! 이런게 해피엔딩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기다가 자식까지 생겼다. 오 놀라워라. 법적으로는 내 자식이 맞고 내 호적에 올라가지만 사실 유전적으로 내 자식인지는 확신이 안 서는 이런 환장하는 상황에서 아내는 DNA 감식까지 하지 말란다. 남자더러 어쩌라는 건가. 거기다가 주말에만 올라오는데 이건 뭐 그냥 섹스 파트너다. 이게 부부면 대체 동거하는 연인 중 누가 부부가 아니란 말인가. 결혼은 사실상 서로가 양보할 수 있는 한계선까지 양보하는 거래의 일종으로 인식하는 나로선 이런 관계는 이해할 수 없다. 사실상 환장하겠고, 정신 없다.

일부일처라는 개념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유려한 필체는 작가의 주장 속으로 우리를 약간씩 흡수해가지만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은 300페이지 쯤에서 정신을 차릴 거라고 믿는다.

"어라? 이게 아닌데?"

도 대부분의 남자라 느꼈다. 확실히 저건 뭔가 미쳤다. 그렇게 당당하다면. 부모님과 시부모님들에게도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 누구에게도 아웃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부 동의 하에서 이루어지는 불법적 거래와 다를 바가 없는 이런 결혼이 사실상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점은 안심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남자 둘은 생각되어지기를, '병신'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정도로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사랑을 넘어서 종속된 상태다. 이 여자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얼마나 저 여자가 섹스를 잘하고 성격이 좋으며 완벽한 생활을 보여주는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다. 가끔 와서 빨아주고, 빗으로 빗겨주고, 뽀뽀도 하고 섹스도 하는 섹스 돌과 대체 다른 점이 뭐란 말인가. 일방적인 종속적 사랑은 사실상 파탄을 부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초인적이라고 밖에 표현되지 않는 양보가 없다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느 정도 판타지다.

물론 문제 제기 의식과 문체에는 놀라운 점수를 줄 수 있지만 공감을 얻어내기는 힘들 것 같다. 아무리 미래사회가 저렇게 변해도 난 부정하겠다.

"빌어먹을, 남자가 다 X병신으로 보이냐!!!"

술 먹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 되버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