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엄청 오래된 책을 엄청 오래 전에 읽어놓고 이제와서 감상하다니. 나도 참 막장이다. 에라 만상. 호두껍질 속의 우주를 감상하며 했던 말이 있다. 조만간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감상하겠다는 것. 한 말이 있으니 지켜보자. 감상 하겠다.
책 내용은 단순하다. 맨 처음에 상대성 이론인가, 양자역학이 나온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양자역학인가, 상대성 이론이 나온다. 그래, 이 책은 초 거시적인 상대성 이론-일반, 특수 다 나오긴 한다.-과 초 미시적인 양자역학-쿼크의 세계로 떠나보아요.-을 장장 2/3를 써가면서 설명한다. 왜냐하면 이 책이 말해주고 싶은 3번째, 슈퍼 스트링을 위해서다. 초끈이론. 뭐 논파되었다던 말도 있던데 내가 과학계 인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뭐, 격파되면 격파되는 거고. 사실 내 생전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같은 것이나 뉴튼의 만유 인력의 법칙 같은게 작렬할 거라고 믿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페르마가 뚫렸으니까. 그런 일은 하나면 충분하다. 아, 물론 열역학 2법칙인 엔트로피의 법칙을 박살낼 과학적 사업이 지금 서울 메트로에서 풍력발전기라는 방패를 들고 진행 중이다. 저게 되는 순간 우리는 영구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리하여 우린 즐겁게 지구를 영속시키며 이 쾌락을 누릴 수 있을 거다. 동양 과학을 믿어라. 여러분.
일단 이 책은 매우 재밌다. 실제로 이 책을 쓴 저자는 과학은 재밌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어렸을 때 아인슈타인을 만났던 일을 기억한다. 그는 한 분수 옆에서 아인슈타인이 눈 앞에 손가락을 벌려 흔드는 것을 보았고,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위대한 과학자인데 저게 뭔 뻘짓인가? 라는 느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아인슈타인은 자신처럼 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해본 결과 분수의 물방울들이 하나 하나 쪼개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경이였다. 그리고 그 때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아이야, 그게 바로 스펙트럼이란다."
와우. 오 놀라워라. 역시 세계의 석학이라는 건가. 저딴 식으로 스펙트럼을 설명하다니. 몸으로 느끼게 해줬다. 그래서 과학에는 이런 말이 있다. '물리학이 재미가 없다면 그것은 배우는 사람 탓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이 실력이 없는 탓이다.' 물리학은 재밌는 학문인 것이다. 불변의 이론을 보여주기에 오류도 없고-수학계에서는 반발할지 모르지만- 수학 공식을 사용하기에 언어소통도 크게 문제는 없다. 물론 이론 설명에서 피토하겠지만. 그래서 저자는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이론들인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사람들에게 재미나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이 책. 그리고 이 책은 재밌게 쓰였다. 역시 대단해요.
물론 상대성 이론은 초 거시라 미시적 영역을 들어가면 틀린다. 근데 거시에서는 다 맞다. 양자역학은 초 미시라 거시로 가면 틀린다. 근데 미시에서는 다 맞다. 아직 이 말도 안되는 틀을 깰 수가 없어 물리학자들은 아직도 거시와 미시를 모두 아우르는 대일원 이론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후보로 강력하게 떠오르던 것이 바로 초끈이론. 그래서 마지막에 이르러 저자는 초끈 이론을 꺼낸다. 그리고 설명한다.
사실 대일원 이론이 발견되면 과학의 이름으로 신을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일러였나, 신을 증명한 수학자가. 그런 공식으로 우린 신을 증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옛날에 DC에서 돌아다니던 신은 ~~~하시니 빛이 창조되었다. 하는 짤방처러 말이다. 결국 수학은 모든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되고, 과학은 모든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을 만든다.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 꿈 같지만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인류가 멸망하기 전에 우리는 그 이론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노력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적어도 대일원 이론의 후보가 있을 뿐, 대일원 이론은 없다.
결국 이 책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으로 초끈이론을 설명하는 과학책으로 그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재미있고, 누구라도 가까이 접할 수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확실히 물리학은 재밌는 학문일지도 모른다. 초끈이론이 붕괴되었다고 하지만 이 책은 아직도 살 가치가 넘쳐흐르고 물리학을 우리 곁으로 1cm라도 더 끌어와 줄 것이 확실하다. 좀 더 과학과 사람을 가깝게 해주는 책이 바로 엘러건트 유니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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