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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얼터너티브 드림 : 한국 SF 대표 작가 단편 10선, 감상.

by UVRT 2008. 11. 9.


얼터너티브 드림

저자
복거일, 듀나, 오경문, 이영도, 김보영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7-12-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한국 SF 대표 작가 단편 10선 한국 SF 대표 작가 1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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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가 들어있다. 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책을 산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난 확신한다. 내 주변에만 해도 어? 이영도다. 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을 빌려가서 정말 이영도 글만 읽고 돌려주는 놈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영도는 SF 대표 작가 였다. 이건 나도 처음 알았다. SF는 있으면 읽고 없으면 안 읽는 그런 삶을 살아서 인지 사실 한국 SF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뭐, 세상이 다 그렇지.

국 환상문학 단편선과는 다르게 이 책은 버릴 글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처음 보는 작가도 있고 유명한 작가도 있고 대단한 작가도 있지만 생각보다 이 책에 실린 10편의 글들은 수준이 비슷하다. 그 난이도가 비슷하며 그 재미 또한 비슷하고 발상도 비슷하다. 다 같이 재밌거나 다 같이 재미없는 책들이다. 역시 대표 작가들. 수준이 비슷하구나. 개중 좋았던 글을 꼽으라면 김보영의 '땅 밑에'와 이한범의 '사관과 늑대'를 꼽겠다. ' 땅 밑에'는 생각보다 평이한 구조지만 그 전개와 설명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사관과 늑대'는 전체적 분위기와 야릇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물론 이영도의 '카이와판돔의 번역에 관하여'와 김덕성의 '얼터너티브 드림', 고장원의 '로도스 섬의 첩자'도 수작에 속하지만 일단 이 세 작품은 상위 두 작품에 비견할만한 준상위로 구별하고 싶다.

의 모든 글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고전적인 성경 비꼬기부터 역사 뒤집기, 외계와의 조우, 미래예측 등 SF 라고 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단상들을 글로서 잘 정제했다. 다들 정말 잘 썼다. 상당히 많은 분량을 보여주지만 한 번 잡으면 슥 하고 읽히는 가독성 또한 매우 괜찮다. 물론 단편집이니만큼-서문에는 단편 7개에 중편 3개라고 하니 단편집이라는 말도 좀 그렇지만- 하나씩 끊어읽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읽다보면 어느샌가 다 읽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너무 두꺼운 탓에 조심해서 읽지 않으면 책이 상당히 상하지만, 그래도 책은 보는 것이 예의다. 상하면 나중에 양장에 새로 제본을 해주면 될 것 아닌가. 일단 부담없이 읽어주자. 원래 판타지와 SF는 옆에 콜라와 샌드위치 정도는 빨고 씹으면서 봐주는 거다. 그러다가 소스라도 떨어지면 한마디 외쳐주면 된다.

'이런 제길!'

론 그 뒤에는 손으로 슥 닦아버리고 다시 책장을 넘기는게 예의다. 얼룩은 책에 대한 존경의 념이니 그냥 두자. 장르 소설은 원래 그런거다. 이 책을 보려면 적어도 탄산 1.5L와 샌드위치 열개는 필요할 것 같다. 보면서 먹을 정신이 들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