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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감상.

by UVRT 2008. 9. 17.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저자
기욤 뮈소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07-04-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30년 전, 첫사랑을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 구해줘의 작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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욤 뮈소를 까고 까고 또 깠는데, 이 책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정도면 100만부다. 재밌다. 확실히 대단하다. 이걸로 내 책 취향이나 호오가 드러나더라도 할 수 없다. 이 책은 재밌다. 구해줘와 사랑하기 때문에는 아직도 평작 이하라고 당당히 말하겠지만 이 책만큼은 괜찮은 작품이다. 까려고 읽은 책에 빠져서 너무나도 재밌게 읽어버렸다. 물론 중간 중간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그정도는 내가 가지고 있던 기욤 뮈소의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넘어갈 수 있는 문제다.

가는 책을 통해서 몇 번이나 강조하는 주제를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 '영원한 사랑' '순수한 사랑'. 이 빌어먹을만큼 냉혹한 현실에, 빌딩의 숲에서 통하는 약육강식 논리대로 움직이는 경제 맹수들의 전당에서 하루 하루 벌벌 기면서 살아가는 수많은 현대인들에게 씨알도 안 먹힐 법한 주제다. 이제와서 사랑이 뭐길래 사람들을 움직이는 걸까. 어제 벌었던 돈과 오늘 번 돈과 내일 벌 수 있는 돈을 계산하면서 살기에도 인생 60년은 너무 짧다. 하루 하루 나, 내 가족, 내 친구들 먹고 살일만 생각해도 머리가 뻑뻑하고 눈알이 아파온다. 그런데도 기욤 뮈소는 줄기차게 사랑을 외치고 있다. 논리 따윈 엿먹어라, 진정한 사랑이야 말로 지금 너희가 추구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기욤 뮈소는 이 책에서 가장 확실하고 뚜렷하게 말하고 있다.

가 과거로 갈 수 있다면? 그래서 미래가 바뀔 수 있다면? 그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죽기 전에 사랑하던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로 인해서 어떻게 되던 말던 알게 뭐야. 뭐 이런 느낌의 책이다. 솔직히 본인은 저 '알게 뭐야' 부분이 매우 공감된다. 내가 죽기 직전인데 딴 일이야 알게 뭔가. 미래? 바뀌던 말던. 과거? 괴롭던 말던. 다 감수할테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 그렇게 책은 애절하게 외치고 있다. 사랑이 떠나고 우정이 떠나고 나 자신도 죽어가지만 책은 말하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 제발 살아서 내가 볼 수 있는 거기 있어 줄래요?'

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게 사랑이다. 그런게 사랑이다. 미친듯이 돌진하고 논리따윈 없어야 사랑이다. 계산 없는 사랑은 바보짓이지만 그게 바로 진짜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랑을 미친듯한 속도로 펼쳐내는 것이 이 책이다. 역시나 마지막은 모두 다 행복했습니다. 라는 열받는 동화(童話)식이지만 그래도 이번만큼은 나도 공감한다. 행복해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욤 뮈소의 다른 책은 추천하지 않지만, 이 책은 기욤 뮈소가 어떤 작가인지 보여준다. 이 책이 운으로 나온게 아니라면 기욤 뮈소는 대단하다. 주제는 언제나 사랑이지만, 이정도라면 인정한다. 이 책이 정말 그의 실력이라면. 그는 대단한 작가다. 우린 또 하나의 천재를 보는 것이고, 그 것만으로도 우린 독서를 계속해야 할 이유가 될 것이다. 세상의 천재들은 아직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아이디어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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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이 책 하나로 평가 급반전. 딴 책은 몰라도 이건 사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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