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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달의 문, 감상.

by UVRT 2012. 4. 28.



달의 문

저자
김혜정 지음
출판사
화남 | 2005-08-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96년「비디오가게 남자」로 등단한 신예작가 김혜정의 두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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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가끔 이런 소재를 만날 때면, 일제 강점기가 너무나도 아쉽다. 왜냐하면 분명히 우리에게도 신이 돌아오는, 또는 그런 것을 축하하는 할로윈이나 죽은 자의 축제, 백중일이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영혼의 존재를 믿고, 그것이 이 세계로 올 수 있다고 믿는 신앙은 세계 어디를 가도 반드시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분명히 이런 혼의 돎을 설명해주는 우리만의 세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곁에는 없다.

단오는 추석과 설날에 버금가는 명절이었지만 우리는 아무도 단오를 쇠지 않는다. 대체 우리는 언제 돌아올 수 있을까.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어서 떡방아를 찧는다고 한다. 달토끼에 대한 설화는 한일이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누가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일제시대의 잔재인가?

언젠가 인연이 돌고 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죽은 뒤에도 무언가 돌고 돈다. 죽은 뒤의 세계를 상상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무서워서 우린 그 세계를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인연이 있다면 나는 여기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서 있어도, 뛰고 있어도, 걷고 있어도 결국 만나게 되는 것일까? 사실 무언가 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면 그건 인연이라고 할 수도 없지 않나.

사랑이 돌고, 사람이 돈다. 그렇게 돌고 돌아서 인간은 만나고 헤어지고 붙었다 떨어지며 봄 뒤에 여름이 오고 그 뒤에 가을 겨울이 다가온다. 잎은 났다가 떨어지고 썩고 다시 태어난다. 지구가 한바퀴 빙 돌아도 달은 여전히 우리를 보고 있다.

그래, 그린벨트 때문에 닐 씨가 가지 않은 달의 뒷편에는 아직도 토끼가 떡을 찧는 달의 문이 있을 거다. 그리고 사람은 그 문을 지나 다시 지구로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인연은 돌고 도는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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