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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나는 스물아홉 살 반, 감상.

by UVRT 2012. 1. 30.



나는 스물아홉 살 반

저자
D 지음
출판사
열림원(도) | 2009-10-1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9.5세는 과연 벼랑 끝인가? 스물아홉… 누구나 지나쳐갈,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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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돌아온다. Luna가 아닌 月이 돌아온다. 땅은 돌고 돌아 29년 하고도 반 만에 다시 제자리로 온다. 태어날 때의 그 순간으로. Saturn이 돌아오는 시간에 대해 뭐라 뭐라 말이 많았던 것 같은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로 치자면 甲子의 돌아옴일까. 그런데 61년이라. 굉장히 오래 걸린다. 거기에 로망도 없잖아. 61년 중간 쯤에 한번 정도는 더 돌아와도 남는 장사 아니냐. 그러니까 29.5로 합의합시다. 30은 너무 야박하니까. 앞이 2일 때가 좋을 것 같다. 그래. 땅이 돌아온다. 빙글뱅글 돌아서 요렇게. 딱. 앞자리가 달칵, 하고 바뀌기 단 6개월 전에 내 눈 앞에 멈추고, 이제 천천히 돌아가게 된다.

애 당초 서른 즈음에는 이런 고민 따위 할 수 없게 된다. 서른이라고 서른. 애당초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서른의 개념이 우리랑 다를 거 같긴 한데 한국에서도 똑같아! 서른이면 나보단 우리라고 우리. 더 이상 막나갈 수 없는 나이라는 인식도 있고. 서른 즈음이 되면 그러니까 인생을 생각해야 되는 쌉쌀한 나이가 되는 거다. 약관을 넘어 이립. 이제는 혼자가 된다. 세상에 홀로 서는 나이. 그리고 스물아홉하고 반의 세월을 살고나면 우리는 걱정하게 된다. 나를 홀로 서게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혼자가 되어도 쓰러지지 않고 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과연 무얼까.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는 그딴거 알게 뭐냐. 라는 결론이 났던 것 같은데, 그 건 주인공이 삼십대니까 그런거다. 앞자리가 아직 2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다만 우리가 그걸 안 믿을 뿐이지. 나는 세상에 태어나고. 이제 땅은 돌고 돌아서 내 앞에 멈췄다. 그리고 나는 이제 다시 한번 혼자 이 땅에 서야 한다. 잡아 일으켜주던 아버지의 손길도, 나를 응원해주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주변에서 나를 바라주던 누구도 없는 이 땅 위에서, 다시 빙 돌아 온 이 땅에 첫걸음을 겹친다.

땅이 돌고 돈다. 처음 손을 잡고 일어나 디뎓던 그 첫발자국이 이제 내 눈앞에 있다. 나는 스물아홉살 반.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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