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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유지니아, 감상.

by UVRT 2012. 1. 27.



유지니아

저자
온다 리쿠 지음
출판사
비채 | 2007-07-1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06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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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니아, 나의 유지니아.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줄곧 외로운 여행을 해왔다.

유지니아, 유지니아. 나는 너를. 기다려왔다.

기묘한, 하지만 그래도 있을 법한 괴기의 세계는 사람에 집착하고 파헤치게 만든다. 평생동안 잊을 수 없는 일이 잊혀지지 않아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뇌었다. 그리고 균열이 생긴다.

인간의 기억이란 얼마나 얄팍한가. 아무리 아름답던 추억도 진실은 항상 더럽다. 우리는 추억응ㄹ 추억으로 남기긱 위 해 기억을 자르고 탈색하고 덧붙인다. 그리고 그 것에 남은 것은 가식으로 채워진 자기 기만 뿐이다. 추억따위, 간사할 뿐이다. 맑게 찍힌 사진 속의 나와 너, 그리고 우리들은 모두 즐겁고 행복 했을까. 그 모든 순간에? 순간 행복했고, 순간 불행했다면 우리는 행복을 기억한다. 오직 행복만을. 일주일 내내 괴롭고 힘들어도 토요일 늦은 저녁 단 5분 간에 시원한 술 한잔을 기울였다면 우린 1년이 지난 뒤에도 우린 한 잔의 행복함만을 기억할 뿐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곧 지난 1년 모두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미화시키고 난 안심하게 된다.

"아, 난 행복하구나."

... 아. 쓰다가 날렸다. 슬프다. 뭐라고 굉장히 개판으로 한 3줄 정도 쓴거 같은데 날렸다. 아깝지는 않은데 억울하네. 뭐라고 썼더라. 그러니까 유지니아는 말이지. 신이라기 보다는 신의 말씀이 기록된 무언가. 라고 해야할까. 내 인생의 지침 같은 것. 딱히 지킬 필요도 없고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고 그걸 지키다가 죽으면, 정말로 행복해지는 그런 것.

유지니아, 나의 유지니아. 아무것도 필요 없이, 오직 세상에 나와 유지니아만이 남아있기에 유지니아는 내게 있어 의미가 되고, 그 이외는 아무런 필요가 없다. 내가 유지니아에게 무엇이 되는가 따윈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유지니아와 나는 계약을 한 것도 아니고 거래를 한 것도 아니다. 종교와도 다르다. 다만 순수한 헌신. 그리고 맹목. 이것이 유지니아를 향한 나의 마음. 이것은 사랑도 아니고, 우정도 아니며 믿음도 신뢰도 아니다. 내가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받을 이유도 없으며 받을 수도 없다.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바칠 뿐이다. 그게 바로 유지니아를 향한 나의 마음.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세상을 살아간다. 아니, 세상에 버려져 있다 당신을 만남으로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 한 순간을 위해. 그리고 만난 그 한 순간을 위해 줄곧 나를 바친다. 외로운 여행이다. 세상은 나와 유지니아 당신만이 존재하기에. 당신을 만나기 전에 나는 혼자다. 외롭다. 그리고 당신을 '위해' 떠도는 나의 삶은 그야말로 여행이다. 내가 걸어가야 할 곳이 되어주길 바란다. 유지니아. 그래. 나는 지금까지 너와 함께 이렇게 해왔다. 그래.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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