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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남의 일, 감상.

by UVRT 2012. 1. 26.



남의 일

저자
히라야마 유메아키 지음
출판사
스튜디오본프리. | 2009-08-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공포란 과연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보았다.” 이거다 싶은 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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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책은 표지가 있어야 하나 보다. 도서관에서 빌리는건 이래서 안돼. 속커버에는 HITO GOTO 라고 떡하니 적혀 있어서 제목을 보고 한참 동안 고민했는데 도서 정보를 찾는 와중에 뜻이 뭔지 알았다. 물론 그것도 책을 다 읽은 후의 아야기지만.

남의 일.

악담. 괴담. 기담. 공포. 스릴러. 스플래터. 고어. 하드코어. 이것들이 재밌으려면? 당연히 '남의 일'이어야 한다. 저기에 펼쳐지는 것이 '내 일'이라면? 당연히 재미 하나도 없다. 내 팔다리가 떨어져나가는데 그게 재밌을 거 같냐? ... 음. 첫번째 팔은 몰라도 팔 다 잘리고 세번째로 다리 정도가 잘리는 시점이면 이미 머리도 통각도 맛이 가서 왠지 재밌어질지도 모르겠는데, 그 때 말하는 재미랑 남의 일일 때 재미랑은 좀 다를 것 같기도 하고. 어찌되건 세상 모든 나쁜 일이 재밌어지려면 그건 남의 일이어야 한다는 거다. 귀신이 나오건, 저주를 받아 누군가 죽건 간에 내 일만 아니면 재밌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런 '남의 일'들이 가득하다.

잔인하지만 재밌고, 즐겁지만 피가 튀는 그런 일들로 가득한 세상이다. 행복은 먼게 아니다. 내 옆에 누군가가 나보다 불행하다면 나는 행복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남의 일은 중요하다. 저 사람에게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에 따라 내 행복이 결정되는 것이다. 목을 메달았나? 병이 들었나? 재산이 송두리째 날아갔나? 귀신을 보았나? 살해당했나? 사랑에 실패했나? 시험에 떨어졌나? 밥을 굶었나? 자, 내게 너의 불행을 보여줘. 말해줘. 느끼게 해줘. 그러면 나는 행복해질테니까. 남의 일로 나는 행복해질테니까. 그래. 바로 너의 일. 네가 겪은 일. 네가 겪은 불행과 고통과 슬픔과 좌절을 말해줘. 너에게 있어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보여줘.

난 너로 인해 행복해질 수 있을 꺼야. 너는 나를 기쁘게 해줘. 내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기에 나는 웃을 수 있어. 나는 나, 너는 남. 그래, 행복은 바로

'남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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