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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여섯번째 사요코, 감상.

by UVRT 2012. 2. 2.



여섯 번째 사요코

저자
온다 리쿠 지음
출판사
노블마인 | 2006-12-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노스탤지어의 마술사, 온다 리쿠의 전설적인 데뷔작여섯 번째 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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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설이라. 나는 종교계 학교라서 저딴 전설 따위 없었는데. 애당초 새벽 1시 30분까지 3차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이 항상 100명이 넘어서는 시점에서 학교 괴담이니 전설따위가 살아 숨쉴리가 없잖아. 아마도 그 때 공부를 방해하는 것들이 있었다면 고 3 언니 형들에게 맞아죽었을껄. 아니면 문제 짚어달라고 협박을 당했거나. 학생의 80%가 대학에 진학하는 이 한국 땅에서 귀신같은 로망은 20세가 넘어서나 만나라고. 여유가 없으면 귀신도 없어!

 

그러니까 여기에 나오는건 다 환상이야! 꿈이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자 한국에서는 공감조차 할 수가 없어! 연극제는 개뿔! 우리 학교는 2년에 한번 축제를 해서 매년 축제를 즐기는 방법의 대가 끊긴지가 오래야! 학교 축제가 고자라니! 으아아아! 그리고 다른 시기에 다녔던 학교 축제는 우리가 최초로 축제를 연 기수라서 로망이고 나발이고 그딴거 없어! 대체 그 나이의 학생들에게 뭘 바라는거야 이 미친 교육청은! 그래서 우린 19금 영화나 틀어놓고 봤다! 으하하! 메인 콘텐츠가 불법이라니! 그리고 위의 2가지 사례와는 다른 또 다른 시기에 열린 축제는 학교가 병진 따라지라서 전 즐기지 못했습니다. 꼴통이면 꼴통답게 축제에는 냉소적 비웃음을 날려주고 집에서 컴퓨터나 하면 되는거에요. 왕따에게 축제 따윌 즐기라고 강요하지 말라고! 아는 놈도 아는 곳도 데려올 놈도 함께할 년도 없는데 자꾸 그딴거 강조하지 마! 난 월드컵 때도 학교 지하실에서 잤던 인간이다! 자고 일어나니 월드컵 경기 끝났더라. 입 안돌아간게 다행이지.

 

뭐 그런 고로, 공감할 수는 없는 이야기였지요. 돌아오긴 개뿔. 이뇬아. 돌아왔으면 수능공부나 해라! ... 라는 말을 던져주고는 싶었습니다만, 그건 이미 책에서 노골적으로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왜 그/녀는 이런 일을 계속했던 것일까. 왜 그/녀는 계속될 수 있었는 것인가. 왜 그/녀는 존재했는가. 그런거 따위. 도시 전설 이야기는 아니고 학교 괴담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알 수 없는 기분나쁜 예감. 그 예감을 가지고 소설은 흘러갑니다.

 

모 두 아무렇지도 않지만 왠지 나만 기분이 나빠지는 그 불길함을 엿보면서 쾌감을 얻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올바른 사용법이다. 남들이 모르는 것, 남들이 숨기는 것을 나만 알고 있을 때 느껴지는 가슴의 두근거림. 남에게 들키면 안된다는 범죄자나 도망자의 모순된 스릴감은 때로는 부담으로, 때로는 엄청난 쾌감으로 다가오고 공공의 비밀과 모두의 비밀은 그렇게 꼭꼭 눌려있다 모두에게 까발려집니다. 보라. 여기에 너희의 비밀이 있다. 그래. 이건 모두가 아는 비밀이라구. 비밀 따윈 없어.

 

그리고 비밀이 없에버린 사람은.

 

필요없지.

 

그러니까, 비밀은 이어져야만 하는 것. 비밀은 일곱번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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