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온다 리쿠. 밤의 피크닉 이후 다시 온다 리쿠다. 원래 서스펜스 작가라 들었고, 이 책은 서스펜스나 추리의 느낌이 묻어나고 있다. 결론은 하나다. 재밌다. 청춘 소설에 추리가 더해지고 있다. 온다 리쿠는 확실히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보여준다. 그 나이의 아슬아슬함과 미쳐버릴 것 같은 위기감을 이미지화 하는 것에 능숙하다. 확실히 잘 쓴다.
잘쓰는 작가의 재밌는 책을 보는 것만큼 독자에게 행복한 일은 없다. 온다 리쿠에게 기대하던 것을 난 분명 그 이상 맛 보았고, 이 책은 정말로 책 속에 등장하는 '안의' 삼월처럼 기묘하고도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을 것 같다. 4부작이고 모든 글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 둘러싸고 펼쳐진다. 대체 그 붉은 구렁은. 삼월은 무엇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책에서 나온 표현대로 이 책을 다 읽다보면 어느샌가 우리 밑에 붉은 구렁이 펼쳐질 것 같다.
이 책을 기반으로 한 온다 리쿠의 삼월 시리즈가 여러권 있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안의' 삼월을 기반으로 해서 완성된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결국 이 책을 읽은 이상 온다 리쿠의 삼월 시리즈를 살 수 밖에 없다. 나도 이 책의 사람들처럼 완성된 '삼월'을 보고 싶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말이다. 그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추구하는 책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면 기뻐하며 읽어주는게 독서가의 참 모습이 아닐까. 남이 바라마지 않는 책이 내 눈 앞에 있다. 보지 못하는 너희를 대신해 내가 그것을 대신 봐주마. 이 순간 난 책 안의 인물에 감정이 이입되는 것이 아니다. 난 지금 책의 인물을 내게 빙의시키고 있는 것이다. 책의 인물과 내가 함께 책을 읽는다. 그런 환상적인 경험을 위해 나는 어쩔 수 없이 삼월의 이야기들을 사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분명히 환상적일 것이라고 확신시켜주는 이 '밖의' 삼월은 괜찮은 글이다. 이 책을 쐐기로 난, 온다 리쿠의 팬이 된 것 같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온다 리쿠. 아직은 고집이 있어 요시모토 바나나를 지지하지만, 온다 리쿠의 책들을 읽다보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그러니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 또한 꾸준히 읽어야 균형이 무너지지 않으리라. 아, 취향까지 위협하는 이 작가를 어떻게 해야 난 행복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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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책이다.
p.s : 이제는 종말의 크로니클을 보고 있습니다. 리얼그룹의 더 로스터가 계속 재고 확보중이군요. Yes24. 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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