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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미스터 핍, 감상.

by UVRT 2010. 10. 24.



미스터 핍

저자
로이드 존스 지음
출판사
대교북스캔 | 2007-09-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본 도서는 2009년 12월 31일자로 출판사명이 대교베텔스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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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것을 남에게 알려주는 것이 교육이라면 대체 우리는 왜 그런 귀찮고 힘든 일을 해야 하는 걸까. 언제부터 사람은 남에게 자신의 지식을 알려주는 이타적인 일을 시작한 걸까. 이 글은 그런 남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는 것이 당위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영혼으로 하는 것임을 말해준다.

주인공인 와츠씨는 매우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남자에 불과하지만 그가 가진 디킨스에 대한 열정은 현실을 넘어서 사실을 추측하고, 추론하고 있다. 지식은 넓지 않지만 그는 겸손한 마음을 지녔고 그것은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이해심으로 작중에서 나타난다. 중후반부에 나오는 배를 타고 도망치자는 이야기, 자신을 디킨스 혹은 핍이라 소개할 때의 그의 심정 변화는 극적이다. 극단적으로 이타적인 그는 속죄를 위해 섬에 들어왔고 남을 위해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수레를 끌면서 묵묵히 살아왔다. 반군과 정부군이 싸우는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그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정의와 관용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였고 어른들에게 있어서는 위험한 진보였다. 전혀 다른 문화의 이야기인 위대한 유산과 미스터 핍은 와츠라는 사람이 인식한 대로 관계하고 있으며 그것은 후반부에 주인공이 수정되지 않은 위대한 유산을 볼 때의 충격에서 익히 느낄 수 있다. 물론 아마 와츠씨는 아이들을 속인다기 보다는 구체적인 전달을 넘어선 추상적이지만 본질에 더 가까운 이야기를 하려고 했을 것이다. 난 그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고 주인공 또한 그의 뜻을 이해하고 있다.

극단적인 배경에서 서사는 평화롭게 이어지지만 핍과 디킨스, 반군과 정부군이 얽히면서 묘사는 격해지고 마을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피로 물든다. 그리고 비현실적인 탈출방법을 통해 주인공은 섬을 벗어나 아버지가 일하는 곳에 당도한다.

주인공은 와츠씨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았고 아마 사상적으로도 많은 감화가 있었던 것 같다. 책은 조용하지만 격렬하고 자연적이다. 거칠지만 순수한 글은 모든 사실을 순수하게 풀어주고 있다. 호주 작가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호주라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태평양의 섬나라 같은, 어떨 때는 동남아의 작은 섬 같은 글이 바로 이 소설이고 그는 배경을 국한함으로서 국가라는 틀에서 자유로운 글을 만들어내었다.

어떤 곳에서도 교육의 본질은 똑같고 인간을 감동시키는 건 진실한 영혼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고 물질이 풍요로워도 결국 우리는 정신의 갈증과 영혼의 빈곤함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정신과 영혼이 풍요롭다면 우리는 물질과 기술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와츠씨가 위대한 유산으로 자유로워졌듯, 그래서 죽음 앞에서조차 초연할 수 있었듯이 이 글을 읽으면 조금은 마음이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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