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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SPEED, 감상.

by UVRT 2010. 8. 6.



SPEED

저자
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06-02-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더 좀비스’의 활약상, 그 진화 과정『레벌루션 No. 3』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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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느낌이다. 기욤 뮈소를 읽는 느낌이 든다. 책이 비슷하다는게 아니라 서로 다른 책들 간의 유사성이 비슷하다. 물론 사건은 다른 방식이지만 그리고 GO에 비하면 대중적인 방식으로 글은 변했지만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그 방식이 확실한 구조도 아닌 것 같아서 약간은 불안함마저 드는 기분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장소설 같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이 글을 읽고 난 어떤 걸 느꼈어야 했을까? GO 에서 나타나던 미묘하지만 좋은 감정의 재일교포 캐릭터는 SPEED에 와서 단순한 히어로가 되어 버렸고 결론도 뭔가 맘에 안들게 끝나버렸다.

 

난 여성주의자는 아니지만 이 글의 주인공인 가나코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등장하는 네명의 남성에게 지시받는 것이고 주인공이 순수하게 독립적으로 결정하는건 없다. 대등하지 않은 관계에서 인물간의 균형이 맞지 않고 난 그 부분에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조금만 더 주인공이 적극적이었다면, 그리고 독립적이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물론 마지막을 보면 주인공은 그 과정에서 자신과 그들의 세계가 다르다는 걸 알고 그들의 바람이 되어줄 수 없다는 이유로 좌절하지만 다시 바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일말의 가능성도 없던 여태까지의 모습에서 갑자기 노력하는건 주인공의 성격을 강하게 보지 않았던 독자에게는 당혹감을 선사한다. 약간이나마 주인공의 독립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4명과의 동일점을 만들어주는게 소설적 균형에 더 맞았을 것 같다.

 

내용은 빠르게 흘러가고 정신없이 흐른다.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기도 하고 그 작은 사회를 부수면서 통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에서 현실적인 나는 마음 한켠에 이럴 수 있을리는 없지 라면서 자조한다. 분명 가슴이 시원하게 뚫려야 하는데 이상하게 혀 끝이 쓰다. 이 책이 막연히 청소년의 일탈적 사회극복만을 보여줐다면 망설임없이 이 책이 별로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작가는 책에 좀 더 깊은 말을 남기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은 책의 맛을 더욱 깊게 해줬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좋다고도 하지 못하지만, 나쁘다고도 하지 못한다.

 

GO는 두번째 책을 기대하게 해줬지만 SPEED는 세번째 책을 기대하지 않게 해줬다. 아마 어디선가 보이면 읽겠고 내가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이름은 기억하겠지만 노력해서 세번째 책을 구하지는 않을 성 싶어서 아쉽다. 좋은 책이고 많은 팬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까지는 굳이 팬이 안되도 괜찮을 거다. 보이면 서슴없이 읽겠지만 내가 책을 찾아헤메게 하는 매력이 부족하다. 혹시나 세번째 책까지 인연이 이어진다면 그 때는 내가 네번째를 찾아헤매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럴 가능성이 충분해 보여서 약간이지만 살풋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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