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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드래곤 레이디, 감상.

by UVRT 2010. 3. 7.



드래곤 레이디

저자
김철곤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주) | 2000-10-2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유사인간 씰, 씰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자가 접근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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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SKT의 김철곤이다. 문제는 내가 SKT 안 좋아하는 거. 영화 '괴물'을 보고 난 뒤에 느낀 것과 같은 기분이라서 SKT는 별로다. 그래서 차라리 이 드래곤 레이디에 더 기대를 하고 있었고 읽어보면서 생각했다.

"전에 앞부분은 조금 읽어본 것 같은데?"

응. 장면은 기억안나는데 설정이 기억이 나.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냥 비슷한 설정의 다른 소설인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건 애매하다. 내용은 깔끔하게 잘 진행된다. 윤현승과 비슷하게 뭐 하나 버리고 가지 못하는 작가의 꼼꼼함이 인상깊은 소설이고, 필요없으면 어찌되건 소설적으로 깔끔하게 배제를 시켜준다. 작가는 독자에게 친절하게 이것저것 모두 설명해주고 신기하게도 처음이 아닌 마지막에 들어서 모든걸 설명해주고 있다. 그것도 너무나 자세하게. 마지막을 개연성있게 엮기 위해서 앞부분을 써낸 것 같지만 작가의 솜씨로 좀 더 좋게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제목은 좋게 보면 복선이고 나쁘게 보면 허세인데 허세 쪽에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싶다. 물론 제목이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는 있지만 그건 전쟁 소설의 제목이 전쟁인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그 제목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효과나 가치도 없어서 연재 때는 몰라도 출판을 할 때면 제목을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전개는 재밌다. 하지만 그 끝이 너무 안이하고 일반적인 행복론을 말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마지막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설명은 차라리 좀 더 간결하게 던져주고 소설 전반(全般)에 깔아주었다면 좀 더 글의 완성도가 높았을 것 같은데 처녀작이라 작가의 눈길이 섬세하게 미치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흔히 사용하는 미래나 과거 상상의 이야기지만 작가의 필력은 그것을 세련되게 만들었고 내용을 흥미롭게 만들었다. 사건보다는 이야기에 중심을 두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지만 중반부에 이야기가 흩어지는 느낌을 받았고 후반부에는 작가의 기력이 글에 밀린다는 느낌도 들었다. 장편을 쓰는건 확실히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글을 통해 작가는 가능성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아직 내공이 부족해 완벽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지만 나는 이 작가가 내공을 쌓게 된다면 어떤 모습이 될 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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