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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뉴트럴 블레이드, 감상.

by UVRT 2010. 1. 1.



[무료] 뉴트럴 블레이드 1

저자
이성현 지음
출판사
환상북스 | 2012-01-0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책 소개 내가 믿었던 자들은 모두 나를 저버렸댜. 내 곁에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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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기에 발간된 책으로 초판은 2000년이지만 사실 98년도 경에 연재되던 글이다. 새롬 데이타맨 시절로 56kbs는 광속이었다. 일러스트 넣는 건 엄두도 못내고 BGM을 맞춰넣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애당초 그 때 BGM 태그가 가능하긴 했나? 내 기억으로는 적어도 그 때 당시에 음악이 나오던 글은 없었던 걸로 생각 난다. 애당초 mp3도 없었고 CD를 리핑한다거나 하드디스크에 보관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시절이었으니까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그런 처절한 시대에 역시 가장 인기 좋은건 글이다. 오래가고 재미있고 무엇보다 불러오기가 엄청 빠르고 올리기도 빠르다. 거기다가 보관도 쉽다! 많은 사람들은 글을 썼고, 이 글도 그 중 하나다. 물론 난 이 때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녀석이었다.

지금이야 모든 판타지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고 하지만 사실 초기 세대에서는 오히려 행복한 결말이 더 드물었다. 주인공은 고뇌하고 괴로워하고 무기력했다. 드래곤 라자, 바람의 마도사, 탐그루, 비상하는 매, 카르세아린, 귀환병 이야기, 데로드 앤 데블랑, 뉴트럴 블레이드, 불멸의 기사  등-이 글들이 동시대의 글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비슷한 세대의 글로는 인식될 것이다.- 주인공은 결함이 있거나 현실에 고통 받고 있다. 그리고 끝은 어찌보면 행복하지만 완전히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런 세대였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이 글이 나올 때의 상황 그리고 지금의 관점에서는 굉장히 드문 슬픈 결말을 가지고 있지만 출간될 당시에는 지금처럼 엄청나게 이질적인 모습은 아니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이 글은 역시 미묘하다.

판타지의 여명기에 취미생활로 쓴 글이 출판까지 되었지만 지금 출판작들을 볼 때 이 작품은 오히려 질 좋은 축에 속한다는 게 슬프다. 작가 자신도 게임 시나리오였다고 말하는 내용이니 만큼 그 점을 감안하면 소설이 새롭게 보일 수도 있다. 꾸준히 언급되지만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작중의 최고 기술인 '신성마법' 오히려 기술보다는 장비에 더 치중되는 듯한 무게중심, 전쟁이라는 배경과 몇 번이나 얽히는 인물과 빠르게 변하는 상황은 아마 게임으로 만들어졌더도 스토리 면에서는 꽤 괜찮았을 것 같다.

6 권만에 많은 내용들이 쏟아지지만 충분히 내용은 그 중심을 잃지 않고 어떻게든 끝까지 나가는 힘이 있는데 아마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튀어나가려는 인물들을 잘 억누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최후반부에 등장하는 마족과 드래곤은 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부분이 아니라도 충분히 주인공의 마지막 갈등이 폭발적으로 해결되어가는 과정은 충분히 흥미롭고 오히려 마족과 드래곤이 그런 부분을 방해하고 있다라는 느낌마저 든다. 차라리 마지막 암살을 작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서사력으로 잘 얽었으면 좋을 뻔 했는데 너무나 아쉽다.

탁한 검붉은 색으로 가득차 있는 이 책은 꽤나 좋다. 인물들은 전형적이지만 개성이 살아있고 극단적인 인물을 잡아주는 분위기가 전개는 완성도가 높다. 소설을 장악하는 작가의 모습이 맘에 들고 무엇보다 완결 후에 출판을 한 것이라 글 자체도 마무리가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아직도 이 작품의 레이즌과 카인이 사랑스럽다. 가끔 발견할 때마다 다시 읽게 되고, 이제는 구할 수 없는 이 책이 너무나 아쉽다. 새책을 구할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이미 나온지 10년이 되어버린 책을 구하기는 요원한 듯 하다.

적어도 개인이 보관하던 책이라면 괜찮으니까 누가 좀 팔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없어서 포기하게 되기 보다는 없어서 발을 구르게 하는 책이다. 그정도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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