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다. 무엇인가 하나로 묶어주는 주제도 딱히 없고 그들을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교훈도 없다. 실질적으로 비운에 사라진 세자들의 공통점이 그정도로 없었기 때문일테고, 불운하게 사라졌기에 기록도 매우
적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것은 영친왕과 사도세자, 그리고 양녕대군에게 배분된 꽤나 비대칭적인 쪽수만 봐도 충분하다. 전체적으로
편집이나 자료는 좋았지만 굳이 사진을 넣고 전면 채색을 넣어야할 이유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차라리 사진을 빼고, 종이 질을
낮추고 채색을 2도만 하였더라도 책 값은 좀 더 내려갔을 것이고 그것이 매출에 좀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사진도 실질적으로
세자들의 묘 사진에 불과한데 과연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중 몇이나 그 사진에 관심이 있었을까.
이
책을 사는 사람들의 관심은 우리가 모르는 세자의 모습이나, 그들이 왜 왕이 되지 못했는가에 대한 섬세하고 치밀한 해석이나 신선한
견해에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어설프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어설프게 마무리한다. 어떠한 결론도 나지 않고 흐늘 흐늘
지나가는 책을 읽고 있으면 대체 이 책을 왜 샀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사작한다. 많은 조사를 한 것 같지만 그런 점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부분도 실망스럽고 능숙하지 못한 작가의 솜씨도 못마땅하다.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던가, 아니면 맛깔나는 필체를
보여주던가 했어야 했다. 이 책은 어설프게 주관과 객관의 사이에 서서 갈팡질팡할 뿐이다.
물
론 단순한 자료적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 도움이 미비하고 그런 목적으로 이 책을 구입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 될까.
라는 것이다. 세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책의 초반부에 있지만 그 부분만을 바라보고 책을 사기에는 돈이 아깝다. 최근 들어 많은
역사 서적들이 출판되고 있지만 이 책은 그런 시류에 편승해 나온 하나의 범작에 불과하다. 졸작이라 하기에는 아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범작의 부류에 넣기에도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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