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이제와서 이 책을 감상할까. 읽은지는 한참 되었고 그걸 넘어서 산 지도 한 참 되었고, 그거까지 넘어서 아버지까지 다 보신지 한참 되었다. 허나, 1월 달 내로 감상 100편을 달성하다는 계획 하에서 이렇게 감상을 씁니다.
괜찮은 역사물인데, 이건 저처럼 역사에 무지한 사람들에게나 먹히는 이야기인듯 합니다. 사실 전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도 제대로 잘 모르거든요. 오죽해야 하는 부분이라고는 사도세자의 처형장 가기 전의 학질 발언 정도 밖에 없네요. 역시 이래서 인간에게는 국사공부를 시켜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상식부족의 인간이 생겨나니까요.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한중록에 치중하지 않고 실록에 근거하여 중립적인 시각에서 서술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역시 실록에 있는 글이라서 그런지 유명하고 다 뻔한 이야기만 있습니다. 역사에 해박하신 저희 아버님은 이 책을 이렇게 평하셨습니다.
"이런 내용을 돈 주고 사봐야 하나?"
네. 대충 이정도 수준의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역사에 큰 관심이 없고, 사극을 보면서 '저 사람이 저렇고 어떻고'를 이야기할 수 없으신 저와 비슷한 수준의 분들에게는 상당히 흥미롭고 재밌는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사도세자 자체가 유명은 하지만 자세한 부분까지는 다들 잘 모르니까요. 하지만 역사에 흥미가 있으시고 지식이 어느정도 있으시다면 이 책은 그저 단순한 사실을 솜씨 좋게 나열한 것에 불과합니다. 책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이 책은 입문서에 불과하니까요. 다 아는 내용을 돈 주고 굳이 사서 보관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역사를 모르시면 추천, 아시면 절대로 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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