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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감상.

by UVRT 2008. 11. 14.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저자
사이먼 싱 지음
출판사
영림카디널 | 2004-02-25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17세기 수학자가 남긴 페르마의 정리. 지난 350여년 동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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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면 역시 과학서를 읽어야 간지다. 그 중에서도 이렇게 있어보이는 제목을 지닌 책이라면 간지는 폭풍으로 밀려온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이므로 동의 안한다손 쳐도 괜찮다. 하지만 난 이런 있어보이는 책을 보는 것이 좋다. 물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풀려버렸다는 사실에 놀라서 구입했지만 말이다.

뭐 이 이야기는 절륜의 수학 변태가 40년이나 연구의 연구를 거듭해 수학계의 최강 싸가지의 재수없는 난제를 풀어낸다는 휴먼 매스매딕 드라마로서, 우선 이 이야기를 이해라면 수학계에서도 손꼽히는 난제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기 보다는 도발-을 알아야 합니다.

전문은 매우 단순하다. 그래서 싸가지가 없다.

"xⁿ+ yⁿ= zⁿ; n이 3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 옮기지는 않겠다……"

뭐야 이건!? 정말로 완충 개념이다. 이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안된다. 물론 '개소리!'라면서 무시당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수학자들은 이걸 연구하기 시작했다. 틀렸던지, 맞던지 일단 0아니면 1이니까. 수학에 있어 타협은 없다. 단 하나의 오류라도 있다면 그것은 모두 거짓이다. 이들에게 있어 세상은 두가지다. 참 또는 거짓.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신비롭게도 약간씩은 정복되었다. n+3 이라던지 이런 식으로 일부는 옳다고 증명되었지만, 저 n. 저 n만 날름 남아있는 저 한줄이 증명이 안되는 것이다. 결국 수학자들은 도전했다. 백년에 가까운 시간을. 그리고 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사람은, 40년을 투자했다. 저 공식을 위해 그는 수학을 시작했고, 수학을 연구했으며 수학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는 그 사랑을 증명해보였다. 페르마가 옳다! 저 공식은 옳았던 것이다! 페르마 이후 수십년이 흘러 온갖 수학들이 개발되고, 최신 수학들이 성립될 때 그는 그것들을 이용해 증명했다. 저 세상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저 공식이 옳다는 사실을 말이다.

수학은 신의 언어라 한다. 모든 사람들과 통할 수 있는 바벨 이전의 언어. 그래서 그것은 신의 언어다. 이 신의 언어가 모두 정복될 때, 우린 신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 집착을 지닌 수학자라는 종족이-이미 인건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아닌 호모 매스매딕스다.- DNA의 염기배열보다 더 복잡하고 짜증나는 언어해독에 계속 매달려 줄 때의 이야기다.

이 책은 왜 기초수학이 필요한지. 그리고 대체 저놈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뭔지. 그리고 이게 왜 어려운지. 도전자가 왜 근성있는지를 설명하면서 결국 마지막에 단 한마디로 감동의 물결을 밀어준다.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그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저런 말로 정리된다. 결국 그냥 이정도인거다. 정말로 대인배 아닌가. 40년을 매달린 일을 마무리해놓고, 그는 속으로는 웃으면서 이랬을지도 모른다.

'훗, 나한테야 이건 이정도에 불과하지. 푸하하하하! 40년 걸려서 풀었으면 선방한거잖아? 못 푼 놈들이 바보구만!'

이런 느낌이랄까. 마지막에는 실제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논문이 첨부되어 있으며 수학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그 특전에 상당히 만족하실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우린 이 책에서 인간의 집념과 수학의 마력을 느낄 수 있다.

고교 수학이 아니라 그냥 수학은 어쩌면 엄청나게 재밌는 학문일지도 모른다. 답이 딱딱 나온다는 점에서 이미 수학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공평무사한 세계인 것을 증명하기에 우린 수학을 사랑해야 한다. 자, 이 책을 읽고 다 함께 수학 사랑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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