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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은상어, 감상.

by UVRT 2008. 10. 25.


은상어

저자
백종민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03-0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백종민 장편소설. 사랑과 야망 그리고 돈과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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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이걸 뭔 재미로 보라는 거냐. 아니, 재미있게는 봤다만 초반의 기대시키는 것과 너무 다르다. 애당초 이건 무협이다. 무협. 그것도 3류 무협. 난 솔직히 처음에 신태곤이 주인공인 줄 알았다. 그런데 ... 정작 한정우라는 녀석이 주인공이다. 그래, 이게 실화건 가짜건 상관은 없다만 그럴꺼면 좀 더 그럴듯하게 써야지. 애당초 한정우에게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정작 초반 내용은 신태곤이다. 이거 뭐하자는 건가. 거기다가 한정우 이야기는 거의 있지도 않고, 뭐 딱히 머리를 쓰지도 않는다. 결국 김유기가 없고, 운 빨이 안 받았으면 신태곤이는 홍콩가서 잘 살고 한정우는 여기저기 발려서 그냥 서해바다 뻘에 묻혀버릴 팔자다. 근데 이게 뭔 재미란 말인가.

명 주인공과 그에게 무술을 가르쳐준 삼촌(진짜 삼촌은 아니지만)과의 관계는 극도로 간략하게 설명이 되고, 정작 신태곤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오히려 이렇게 되면 독자는 신태곤에게 초점을 맞추게 되고, 여주인공을 학대하는 신태곤에게 공감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타락을 그리고 싶었는 것 같은데 그런 타락조차 제대로 된 당위성을 찾아내지 못해 결국 반동인물인 신태곤의 성격 형성조차 실패하게 되었다. 세상에 그렇게 매너있고 대인처럼 그려놓다가 갑자기 여자 하나에 환장해서 좀생이 미친놈이 되게 그려버리면 이건 뭐 공감이고 뭐고 그냥 질려버리게 된다.

거기다가 한정우의 복수는 일단 신태곤이 서울 암흑가를 지배한다는 조건에서 생겨버린다. 그렇게 되니 신태곤의 조직 점령에 2권이나 사용해버리고 한정우는 마지막 한권만에 급격하게 습격한다. 아니 서울 전체를 지배한다는 조직이 고작 100명도 안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 숫자는 한정우가 조직원을 한 20~30명 모아놓고는 이건 신태곤 조직인원의 절반 밖에 안된다고 했던 소설 상의 내용에 기초한 것이다. 거기에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상당히 어설프고, 탈옥을 한다는 시나리오도 헛점이 너무나 많다. 실화소설처럼 보이고 싶었다면 차라리 그 때 당시 일들을 잘 조사해서 잘 맞춰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마구잡이로 써내려간 느낌이 너무나도 강하다.

이건 제대로 된 느와르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호쾌하지도 않다. 돈이 궁해서 쓴 것 같은 이 느낌은 대체 뭘까. 어설프게 초반에 실화소설처럼 떡밥을 안 던졌으면 그래도 좀 나았을텐데 이건 뭐, 말도 안나온다.

재미도 없는데다가 이미 가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남 줘버릴 생각이다. 가지고 있기에는 장소가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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