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 재밌네. 그런데 전작이 있더라. 그걸 같이 사서 봐야 재미가 더 나는 그런 류의 속편이다. 사실 속편이 다 그렇지. 본편 모르고 봐도 재밌는 속편들이 많지만, 본편을 알고 보면 재미와 감동은 2~5배까지 늘어나는게 속편의 속성이고, 그런 식으로 만드는게 속편이다. 그러니 이건 세트로 사야 한다. 우아아아아아. 돈 없어!!
독특하기보다는 비범하게 느껴지는 인물 4명이다. 독특이란 평범하지만 뭔가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고, 비범이란 독특한데 남보다 매우 뛰어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4명의 강도는 비범하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어설프고 평범한 사건을 차근차근 풀어가는 것을 보다보면, 매우 유쾌해지면서 기분이 즐거워진다. 롤러코스터나, 바이킹이 주는 즐거움보다는 탬버린이나 범버카가 주는 그런 유쾌함을 이 책은 준다. 재밌다. 하지만 역시 같이 세트로 사야 된다고 생각하니 사고 싶다는 수집욕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다는게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구매욕까지 자극했다면 정말 끝~~~내줬을텐데.
작가는 일상만을 따로 보여주다보니 느낌이 안 살아서 결국 다 모아버렸다고 했지만 난 다 모아버린 과정이 없이 그냥 일상을 꾸준히 적다가 서로가 의식하지도 않고 일상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맞물리고 얽혀서 사건이 짠~하고 해결되는 그런 소설이었다면 더 재밌었을 것이다. 이건 사실 취향의 문제고, 작가의 글쓰기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독자로서 이상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그런 소설을 보고 싶은 것도 어쩔 수가 없다. 괴상한 인간군상 4개가 서로 돌아간다. 캐릭터의 힘이 매우 강력한 이 소설은 그냥 아무 배경에나 이 4 인물을 풀어놓으면 알아서 사건이 생기고 해결되버릴 정도다. 이런 인물들을 상당히 완급조절을 잘 하며 막나가지 않게 되는 것은 확실히 작가의 뛰어난 실력을 반증하고 있다. 하지만 마구잡이로 폭주해버리는 인물들을 보고 싶기도 하다.
분명 누구든 이 책에 만족할 것이라고 난 확신한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부분들이 반드시 생길 것 또한 확신한다. 완벽한 요리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코스요리라서 바로 이어서 무엇인가 치고 올라와야 한다. 지금 난 그것이 본편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결국 본편을 읽기 전에 이 책에 대해서 이리 저리 논하는 것은 힘들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 책은 이 정도로 재밌고, 사람을 명랑하게 하므로, 이정도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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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본편을 사보기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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