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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감상.

by UVRT 2011. 2. 14.



밤은짧아걸어아가씨야

저자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출판사
작가정신(도) | 2008-08-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판타지와 연애소설의 즐거운 만남! 제20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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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밤은 무지하게 짧지만 아가씨는 걸어도 된다. 하지만 말이야, 남자라면! 걸어가는 아가씨를 쫒는 남자라면 걸어서는 안돼! 뛰라고! 죽을만큼! 아니, 그렇게 뛰다가 죽어!

 

아가씨는 낭창낭창하게 걸어다니며 데실데실 웃고 다니지만 너는 죽을만큼 뛰어다니면서 헐레벌떡 도전해라! 그래야 걸어가는 아가씨를 붙잡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테니까.

 

아가씨라는 제목을 붙여두고 초점을 아가씨에 두고 있지만 사실상 이렇게 남/녀 화자가 구별되는 그것도 다중 초점을 제시하는 글이라면 누구나 자기 성별에 따라가게 되는 법이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를 찾아헤메고, 홍백탕을 먹고, 괴팍왕을 협박해서 달마오뚝이공주를 가장한 잉어공주를 안고, 감기에 걸려도 아무도 문병오지 않는 이 불쌍함을 오롯이 담고 있는 요 선배라는 작자에게 너무나도 공감이 간다. 그야말로 여후배의 사랑을 얻기 위해 개같이 뛰는 남자 복학생 같지 않은가! 눈물난다. 지금도 장담컨데 10만명 정도는 해자를 메우고 있을 것이다. 가끔 악어한테 먹히는 사람도 하루에 못해도 한 200명은 나오겠지.

 

이런 경험은 없지만 이 모습에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면서 왠지 웃음이 나오는건 안쓰럽지만 그 모습이 빛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옆에서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날 정도로 빛나지 않던가. 물론 내가 사랑을 하게 되면 그딴 거 없다. 세상에는 오직 그녀/그 뿐이라고! 이 세상은 100%의 그녀/그와 0%의 다른 것들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나도 없어! 그리고 그녀의 구성물질은 '사랑'이지.

 

짝사랑, 아니 어쩌면 평범한 한 남자의 사랑 고백까지의 과정을 맛깔나게 풀어내주고 있다. 내가 볼 때 주인공은 선배다.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는데 주인공이 아니면 안되지. 그러니까 선배가 주인공이다. 혹시나 이 소설을 읽는 많은 여학생들이여. 제발 주변에 자주 '우연히' 만나게 되는 남자가 있다면, 한번 정도는 사랑을 생각해줘라.

 

지금 이 소설이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누군가와 우연히 계속 만난다면, 이제 그 두 사람은 한번쯤 사랑을 생각해봐도 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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