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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쥐, 감상.

by UVRT 2009. 11. 8.



저자
아트 슈피겔만 지음
출판사
아름드리 | 2000-01-01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이 책은 작가의 아버지가 살았던 비극적인 역사 그 시대를 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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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현실적이라서 슬픈 이야기다. 살아남는 것은 계획하는 자도, 준비하는 자도, 행동하는 자도 아닌 운이 좋은 자일 뿐이었다. 모든 것은 단지 운이었고 모든 결과와 과정은 불확실한 느낌에 기반한다. 많은 인종말살정책이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존재했다. 그리고 우리는 가장 근래에 일어난 나치 독일의 유태인 말살정책과, 집시 말살정책을 기억한다. 가장 계획적이고, 철저하며 광기어리게 진행되었다고 믿는 이 정책은 수많은 슬픔을 낳고 아직도 독일의 원죄로 남아있다. 그리고 살아남은 수많은 유태인은 증언한다. 이렇다고. 저렇다고. 그렇다고.

그 리고 이 책은 증언하지 않는다. 다만 보여줄 뿐이다. 이랬었다고. 나는 이렇게 살아남았다고. 나는 이렇게 살아갔다고. 누구는 이렇게 죽었고. 누구는 이렇게 살았다고. 너무나도 조용히, 담담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말한다. 다만 골목길에서 한번 멈칫했을 뿐인데 살아남았다. 단지 나이가 조금 더 어리다는 이유로 살아남았다. 어떤 이유도 절대적이지 않는 그 혼돈의 도가니에서 사람은 대체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모든 기억은 Shoah가 되어버렸다.

단지 사실만 말할 뿐이고. 그는 그 때 자신이 느꼈던 절망감을, 기대감을 말한다. 살아남아서 기쁘다고.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그리고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 그는 말한다.

"그리고 다시는 보지 못했다."

이런 냉혹한 동물같은 세계를 살아남은 그들에게 우리는 뭐라고 말해줘야 하는가.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절망같은 그 나락에서 과연 사람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결국 우리는 이런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일은 보지 못했다."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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