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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모모, 감상.

by UVRT 2009. 2. 25.



모모

저자
미하엘 엔데 지음
출판사
비룡소 | 2009-10-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원작이 지닌 매력을 모두 되살린 한국어 판 [모모] 기적과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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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것은 동화인가. 엔데는 동화작가다. 그러므로 이 책은 동화다. 반대도 성립하겠지만, 이 책은 엔데의 글이라는 것에서 큰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끝 없는 이야기의 엔데, 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는 이 모모로 더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모 드라마에 등장하고나서 갑자기 미친듯이 팔리기 시작했고, 그 여세를 몰아 번역본도 다른 판형들이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전에는 단 2 종류의 모모만이 국내에 있었고 난 그 시절에 비룡소본을 샀다. 그리고 원서도 샀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에도 시대를 잘못 읽었다. 2년 뒤에 이렇게 대박나는 책일 줄 알았다면 그냥 조금 있다 살걸. 호빗에 이어 2연패였다. 지금 모모에 대한 내 기억은 그렇다.

회색신사와 모모의 관계는 시간을 저장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회의주의적이다. 시간 따위 아껴봤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적당히 아끼면 좋겠지만 사람은 만족할 수 없다. 조금 더, 조금 더 저장하기 위해 사람들은 인간의 本性을 버려야 한다. 모든 낭비는 그런 것에서 오니까. 거북이로 대비되는 여유의 삶은 모모를 지킨다. 여유가 있을 때 인간은 사유할 수 있고 사유할 때 인간은 인간으로 남는 것이다. 기계와 인간의 차이는,

생각의 유무.

그리고

眞心.

진심으로 생각해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모모는 완벽한 해결사지만, 어떤 일도 해결하지 않는다. 그저 들어줄 뿐이다. 그 사람이 자신 속에 있는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의 표지판이다. 들어주고, 들어주고, 또 들어준다. 진심과 진심이 닿을 때 모든 것은 풀려 올바르게 끝맺는다. 그리고 서로가 시간이 없을 때 가장 먼저 하지 않는 것은,

들어주는 것.

시간에 쫓겨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면, 대체 우린 무엇으로 우리의 인간됨을 증명할 수 있을까? 모모는 그 근본적 질문의 해답을 위해 지금도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진심으로 우리의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