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서양의학사적인 내용이다. 물론 철저하다고 해서 그렇게 의학에 빠삭해지지는 않는다. 역사학적으로 바라본 의학의 발전 도상에 대한 내용이랄까. 일단 책 자체가 역사학자가 22명이나 모여서 쓴 책이라서 그런 쪽으로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중간 정도 수준을 지닌 입문서적으로 추천할만하고, 상당히 풍부한 실례와 많은 주석으로 친절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기존에 그 병에 대해서 모를 경우 이 책은 매우 이해하기가 힘들고, -물론 페스트, 티푸스, 결핵 등 매우 유명한 병들을 언급하여 병에 걸린 사람의 증세나 상태, 예후관찰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읽다보면 풍부한 역사학적 지식에 밀려 난독증세까지 몰려버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병들을 언급하여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으며 많은 예제를 통해 표현하고, 병 자체에 대한 설명보다는 의학사의 발전과 당시 의사와 의학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제시하기에 이 책은 중간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본 서양 의학 서적에 대한 기초적 인문서 중에서는 가장 발군으로 평가되며, 자료집으로서도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동양 침구술이나 탕약술에 대한 내용은 동양인인 한국인은 어느정도 알고 있으나 사실상 외과술로 대변되는-물론 외과술이 서양 의학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서양의학의 발전 도상을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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