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독서

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 감상.

UVRT 2013. 7. 9. 17:09



사랑하기 위한 일곱번의 시도

저자
막심 빌러 지음
출판사
학고재 | 2008-09-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독일 문단의 악동, 막심 빌러의 소설집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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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너에게만 알 수 있게 찾아오고, 우리조차 알 수 없게 끝이 난다. 어떨 때는 찾아온지도 몰랐는데, 떠났다는 사실만 남겨진다. 그리고 난 언제 끝난지도 모르고 계속 사랑이 계속된다 믿었다. 하지만 사랑은 시작된 적조차 없었다. 사랑은 그저 시도할 따름이고, 시도한 사실만 남을 것이다.

과연 일곱 번일지는 의문이다. 사랑을 하는, 아니 나의 사랑이 아닐지라도 사랑이 존재하는 지금 오늘의 날은 항상 평범하지만 잊을 수 없고, 똑같지만 다르다.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하루가 지나가는가. 얼마나 쉬운 사랑이 시작되는가. 그리고 얼마나 똑같은 사랑과 다른 이별들이 흘러가고 있는가. 사랑으 별처럼 많고 이별은 그 사이의 밤처럼 가득하다. 하지만 그 이별조차도 아마 사랑일 것이다.

나와 네가 사랑을 하기에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이고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너와 그가 이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씩 필요할 것이다. 그와 그녀는 사랑을 한지도 몰랐지만 이별은 했다. 너와 그녀는 사랑을 했고 사랑이 끝났지만 그걸 모른다. 사랑한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얼마나 순간적이며 영원한 것이고 복잡하지만 단순한가. 나의 사랑도 그랬던 것 같다. 너무나 사소한 이유로 우리는 사랑과 이별을 시작한다. 그리고 설명조차 힘든 복잡한 것 때문에 사랑이 시작되고 이별이 시작된다. 그리고 같은 모습으로 이별 또한 시작되고, 사랑이 끝나고, 이별도 끝난다.

너를 위한 27가지 사랑의 이야기. 오늘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존재하는 사랑의 모습. 굳이 내가 아니라도 이 세상은 여전히 사랑으로 충만하고 이별이 끊임없이 차오르고 있다. 온 우주는 사랑 속에 존재하고 이별의 햇살을 쬐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생기는 그림자의 이름은 아마도 오늘 이겠지.

그래 서 나는 오늘도 사랑 속에서 살아간다. 이별 속에서 살아간다. 누구도 그림자를 가지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 조금 짙은 그늘 속에 있다. 저 밖은 조금 옅은 그늘일 것이다. 별빛에 어리는 그림자에 습기가 가득하다. 왜 너는 항상 일렁일까.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일까.
구름이 아닌 내 눈에서 비가 내리기 때문일까.

사랑할 때도 너의 모습은 흐릿하니 일렁였다. 이별할 때도 너의 모습은 흐릿하니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너를 똑바로 보고 싶지만, 보이지가 않는다. 내 눈 밑에 고인 사랑의 바다에 이별의 햇볓이 눈부시게 흩어지고 있다. 네가 보이지 않는다. 몇 번이고 보려고 눈을 부비지만, 너는 흔들리고 보이지 않는다. 손을 뻗어 너의 어깨에 닿았다 싶으면, 너는 반짝, 멀어진다. 빗물처럼 이별을 흘리며 너에게 다가가지만 너는 하늘하늘 흘러간다. 그리고 어느샌가 내 어깨 곁에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Love Today. 오늘은 사랑이기에.